안녕하세요.
한방내과전문의 윤경민입니다.
밤에 잠드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은데 두세 시간 지나면 눈이 떠지고,그 이후로 다시 잠들기 어려운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증상을 흔히 수면유지장애라고 합니다.
보통 자다가 깨는 원인을 스트레스나 예민한 성격,갱년기, 소음과 같은 문제에서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혈당의 급격한 변화와 수면의 질 사이의 관계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 역시 최근 연속혈당측정기를 착용하면서 하루 동안 혈당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해보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밤중에 잠에서 깬 시간과 혈당이 낮게 측정되는 시간이 겹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다만 연속혈당측정기는 혈액이 아닌 간질액의 포도당을 측정하기 때문에, 특히 수면 중 센서를 누르고 자는 경우 실제보다 낮게 표시되는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측정값 하나만으로
“저혈당 때문에 잠에서 깼다고 판단하기보다는 식사와 운동, 수면시간, 혈당의 흐름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1. 혈당과 수면은 서로 영향을 줍니다
혈당과 수면은 각각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다음 날
식욕과 스트레스 호르몬, 인슐린 감수성 등에 영향을 주면서 혈당 조절이 평소보다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혈당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아지는 상황 역시 편안한 수면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수면이 나빠지면서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고, 불안정한 대사 상태가 다시 수면에 영향을 주는 악순환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2. 혈당이 크게 출렁이면 왜 잠을 방해할까요?
식사를 하고 나면 혈당은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문제는 단 음료나 과자, 빵, 면, 흰쌀밥처럼 흡수가 빠른 탄수화물을 한꺼번에 많이 섭취했을 때입니다.
혈당이 빠르게 상승하면 우리 몸에서는 이를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이후 혈당이 비교적 빠르게 떨어지면서 허기, 두근거림, 식은땀, 불안감이나 각성감 등을 느끼기도 합니다.
특히 실제 저혈당이 발생하면 우리 몸은 혈당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아드레날린이나 코르티솔과 같은 호르몬을 동원합니다.
이러한 반응은 잠을 유지하는 데에는 좋은 조건이 아닐 수 있습니다.
깊이 자고 있어야 할 시간에 몸이 각성 방향으로 움직이면 갑자기 눈이 떠지거나 다시 잠들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그렇다고 모든 새벽 각성이 저혈당 때문인 것은 아닙니다
이 부분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새벽에 자주 깬다고 해서 모두 혈당이 떨어졌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불면증 자체가 원인일 수도 있고, 스트레스나 불안, 수면 무호흡증, 음주, 카페인, 갱년기, 야간뇨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합니다.
또한 흔히 이야기하는 새벽현상(Dawn phenomenon)은 새벽에 혈당이 떨어지는 현상이 아니라,
새벽 무렵 호르몬 변화의 영향으로 혈당이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밤에 잠에서 깬다는 증상만으로 저혈당이나 고혈당을 단정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수면 패턴과 생활습관을 같이 살펴봐야 합니다.
4.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려면 식사부터 바꿔보세요
혈당 변동을 완만하게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거창한 치료가 아니라 매일 먹는 식사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같은 양을 먹더라도 어떤 음식을 어떤 순서로 먹느냐에 따라 식후 혈당의 변화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채소와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정제 탄수화물의 비중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탄수화물을 완전히 끊는 것보다는 단백질과 지방, 채소를 균형 있게 구성해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내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식후 가벼운 운동도 도움이 됩니다
식사를 마친 뒤 바로 앉거나 누워 있는 것보다 가볍게 움직이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저녁 식사 후 산책처럼 부담이 적은 신체활동은 식후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잠자리에 들기 직전 지나치게 강한 운동을 하면 체온과 교감신경 활동이 올라가면서 오히려 잠들기 어려운 사람도 있습니다.
따라서 저녁 운동은 자신의 수면 반응을 살펴보면서 강도와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6. 불면증은 혈당 하나만 잡는다고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혈당 관리가 중요하다고 해서 불면증의 원인을 모두 혈당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혈당과 수면을 동시에 안정시키는 생활 리듬입니다.
아침에는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햇빛을 보고, 낮에는 적당히 활동하며, 저녁에는 과식과 음주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가능한 일정하게 유지하고 밤에는 스마트폰이나 지나치게 밝은 조명을 줄이는 것도 필요합니다.
불면증이 오래된 사람일수록 단순히 ‘오늘은 꼭 자야 한다’고 노력하기보다는 몸이 자연스럽게 잠들 수 있는 환경과 리듬을 꾸준히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밤마다 반복해서 잠에서 깨는 불면증은 단순히 잠자리에서만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하루 동안의 식사와 활동, 스트레스, 혈당 변화와 자율신경계의 리듬이 밤의 수면까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식후 혈당이 크게 출렁이는 생활습관이 있다면 정제 탄수화물과 야식을 줄이고,
채소와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며, 식후 가볍게 움직이는 것부터 시작해볼 수 있습니다.
좋은 잠은 밤에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무엇을 먹고, 어떻게 움직이고, 어떻게 긴장을 풀어주는지가 모여 그날 밤의 수면을 만들어냅니다.
혈당과 수면을 각각 따로 관리하기보다 하루 전체의 생활 리듬을 안정 시키는 방향으로 접근해보시기 바랍니다.
이상 포항 효자한의원에서 알려드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