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거나 다리를 움직일 때 사타구니가 찌릿하거나 고관절 주변이 아픈 증상을 경험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단순히 근육을 무리해서 생긴 통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고관절 자체의 문제부터 근육과 인대, 허리 신경, 골반 내부 질환까지 다양한 원인이 관련될 수 있습니다.
특히 통증이 반복되거나 보행에 불편함이 생긴다면 통증의 위치와 양상, 어떤 자세에서 심해지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1. 고관절 자체에서 발생하는 통증
고관절 충돌 증후군
고관절 충돌 증후군은 대퇴골과 골반의 비구가 움직이는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부딪히면서 관절 주변 조직에 자극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주로 사타구니 깊숙한 곳에서 통증을 느끼며, 오래 앉아 있거나 고관절을 많이 굽히는 동작에서 증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축구, 달리기, 무용처럼 고관절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에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고관절을 굽힌 상태에서 안쪽으로 돌릴 때 사타구니 통증이 재현되는 경우 고관절 내부의 문제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관절 골관절염
나이가 들면서 고관절의 연골이 닳고 관절에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면 통증과 운동 제한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오래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불편한 정도지만, 진행되면 짧은 거리를 걸을 때도 사타구니와 고관절 주변이 아플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하거나 양반다리, 신발이나 양말을 신는 동작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도 특징적인 증상입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대퇴골두로 공급되는 혈류가 감소하면서 뼈 조직에 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초기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을 수 있지만 진행될수록 체중을 실을 때 사타구니와 엉덩이 부위의 통증이 증가합니다.
과도한 음주, 장기간 또는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사용, 고관절 외상 등이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지속적인 사타구니 통증이 나타난다면 감별이 필요한 질환입니다.
2. 근육과 연부조직 때문에 아픈 경우
서혜부 근육 손상
운동 중 갑자기 방향을 바꾸거나 다리를 과도하게 벌렸을 때 허벅지 안쪽의 내전근 등에 손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통증이 비교적 갑작스럽게 시작되고 사타구니 안쪽을 누르거나 다리에 힘을 줄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축구, 농구, 테니스처럼 순간적인 방향 전환이 많은 운동 후 발생했다면 근육이나 힘줄 손상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고관절 외측의 점액낭 및 힘줄 문제
고관절 바깥쪽이 아프다면 사타구니 통증과는 조금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으로 대전자 주변의 점액낭이나 중둔근·소둔근 힘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옆으로 누웠을 때 아프거나 고관절 바깥쪽을 눌렀을 때 통증이 뚜렷하고,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증상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허리 문제인데 사타구니와 고관절이 아플 수도 있습니다
고관절이나 사타구니가 아프다고 해서 반드시 고관절에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허리에서 나오는 신경의 문제로 엉덩이와 허벅지 뿐 아니라 일부에서는 서혜부 주변까지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척추관 협착증
척추관 협착증은 퇴행성 변화로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지면서 발생합니다.
오래 걷거나 서 있으면 허리, 엉덩이와 다리가 아프고 저리며, 잠시 앉아서 쉬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증상이 줄어드는 신경성 간헐적 파행이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상부 요추 신경이 영향을 받는 경우에는 허벅지 앞쪽이나 사타구니 주변으로 불편감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요추 추간판 탈출증
흔히 허리 디스크라고 부르는 질환으로, 추간판이 돌출되면서 주변 신경을 자극해 통증이나 저림을 일으킵니다.
일반적으로 허리에서 엉덩이와 다리로 이어지는 통증이 흔하지만 어느 신경이 자극 받느냐에 따라 허벅지 앞쪽이나 서혜부에 가까운 부위에서 증상을 느끼기도 합니다.
허리를 숙이거나 기침·재채기를 할 때 통증이 증가하고 감각 저하나 근력 약화가 동반된다면 신경학적인 평가가 중요합니다.

4. 고관절 이외의 원인도 살펴봐야 합니다
사타구니는 고관절과 근육뿐 아니라 여러 조직이 인접한 부위입니다.
따라서 통증이 있다고 해서 모두 근골격계 질환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여성의 경우 난소낭종이나 자궁내막증 등 골반 내부 질환으로 서혜부와 하복부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생리주기에 따라 통증이 반복되거나 골반통, 하복부 팽만 등이 함께 나타난다면 이러한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서혜부 탈장이나 비뇨기계 문제 등도 사타구니 통증을 일으킬 수 있어 통증 양상과 동반 증상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5. 통증 위치와 움직임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관절과 사타구니 통증을 구분할 때는 단순히 ‘어디가 아픈가’만 보는 것보다 어떤 동작에서 아픈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타구니 깊숙한 통증이 고관절을 굽히거나 돌릴 때 심해진다면 고관절 내부 문제를, 허벅지 안쪽에 힘을 줄 때 아프다면 내전근 손상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허리 움직임에 따라 통증이 변하거나 다리 저림과 감각 이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요추 신경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통증 부위만 보고 원인을 단정하기보다는 통증이 시작된 계기, 움직임에 따른 변화, 보행 상태, 허리 및 다리의 신경 증상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통증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지고 보행 장애, 근력 저하, 발열 등이 동반된다면 원인을 정확하게 감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